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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들도 모르는 마일스톤… 비뚤어진 제약업계 평가

신약 개발 성공률 낮은데도 추정수익 총액 합산해 성과 부풀려

백유진 기자 | byj@newsprime.co.kr | 2017.01.04 11:09:46

[프라임경제] 제약업계의 성적 거품이 서서히 걷히고 있다. 이와 맞물려 지난해부터 앓던 성장통의 결과로 기업의 성과 공개를 조금 더 투명하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논란의 씨앗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8조원가량의 신약 라이선스 계약 체결을 잇따라 해내며 제약·바이오 열풍에 불을 붙였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베링거인겔하임과 8500억원 규모의 계약이 중도 해지됐고, 11월에는 사노피아벤티스와 맺은 4조8000억원 기술수출 계약이 일부 해지됐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를 이끌어가는 주도주 중 하나였던 제약업종이 실제 가치 이상으로 과대평가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는 일반인들이 알지 못했던 '마일스톤'의 개념을 명확히 정립해 그동안의 거품을 걷어내자는 제언이 동반된다.

마일스톤은 두 제약기업이 신약개발 성공을 전제로 체결하는 동반자 계약이다. 임상시험 초기 단계에서 기술판매 계약을 체결하면 성과가 나올 때마다 수익을 받는다. 신약개발 도중에 여건이 나빠지면 언제든 결별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신약개발은 '확률 게임'이라 불릴 정도로 변수가 많고 성공률도 낮다. 제약협회 자료를 보면 국내 제약사의 신약 성공률은 0.02%에 불과하다. 이는 최소 5000여개의 신약 후보 물질 가운데 단 하나의 신약만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심지어 후보물질을 발굴해 신약으로 탄생시키기까지는 평균 12년의 시간이 걸린다. 사람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만큼 신약 개발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장기전'일 수밖에 없는 것.

이러한 이유로 마일스톤 계약만으로 제약산업의 글로벌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문제는 국내 제약사 주가에 마일스톤이 크게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마일스톤 계약은 △계약 체결 후 받는 계약금 △임상 시험 진행 중 성취도에 따라 받는 금액 △상용화 이후 판매액의 일정비율을 받는 로열티로 나뉜다. 현재 국내 제약사들과 증권사들은 이 모든 금액을 추정실적으로 포함시켜 제약산업의 가치를 평가, 주가를 부풀리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글로벌 제약사들에 기술수출을 성공시키며 8조원가량의 수익을 낸 것처럼 알려졌지만, 이는 마일스톤 총액으로 실제 수익과는 거리가 멀다. ⓒ 뉴스1

지난해 논란이 됐던 한미약품 사례의 경우 애초 '8조원 기술수출'이라고 표현해 명확한 의미 전달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8조원은 한미약품에서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물질들이 임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상용화됐을 때 받을 수 있는 최종 금액이기 때문.

그럼에도 여러 증권사 연구원들이 마일스톤에 대한 이해 없이 마일스톤 총액을 확정 수익인 것처럼 기정사실화해버렸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한미약품 사태는 기업 측에서 대응을 잘못한 부분도 있지만, 제약업계 내에서는 사실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일반인들에게 마일스톤이라는 개념이 생소해 일어났던 문제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약품이 놀라운 기술수출 성과를 이뤄내며 제약업계 전체가 핵심 산업으로 급부상했지만 그 성과가 과대 평가된 것은 사실"이라고 짚었다.

여기 더해 "마일스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 거품을 걷어냄으로써 제약업계에 관심을 두고 있는 개미 투자자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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