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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배의 냥덕입문기] 늦게 배운 '꾹꾹이' 밤새는 줄 모른다

 

이보배 기자 | lbb@newsprime.co.kr | 2017.01.04 09:21:06

[프라임경제] 강아지를 다섯 마리까지 키워본 경험이 있는 필자는 2015년 7월 고양이 한 마리는 '문제없다'며 호기롭게 '턱시도냥'을 입양했습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어떤 동물과도 교감이 가능하다는 게 평소 제 생각이었는데요. 강아지, 열대어, 뱀, 거북이, 햄스터 등 다양한 동물을 키워봤지만 고양이는 정말 여러 의미로 '하늘이 내린 동물'이더군요. 초보 집사가 겪은 '좌충우돌 냥덕입문기' 지금 시작합니다.

고양이가 양쪽 앞발을 이불이나 쿠션 등에 대고 마치 밀가루 반죽을 하듯이 지그시 눌렀다 뗐다를 반복하는 것을 집사들은 '꾹꾹이'라고 부릅니다.

후추 태어난 때가 2015년 4월. 같은 해 7월 가족이 됐으니 후추는 엄마 젖을 떼자마자 인간 손에 길러진 셈인데요. 그런데 아깽이 시절 후추는 이상하리 만큼 '꾹꾹이'를 하지 않았습니다.

고양이를 입양하면 몇 가지 기대하는 게 있는데 귀여운 발바닥 젤리와 골골송, 꾹꾹이가 바로 그것 입니다.

개냥이과인 우리 후추는 발바닥을 조물거려도, 골골거리는 소리를 더 잘 듣기 위해 귀를 갖다대도 반항 한 번 하지 않았는데요. 그럴수록 좀처럼 볼 수 없는 '꾹꾹이'에 대한 로망은 커져만 갔습니다.

▲폭풍성장한 후추. 2015년 7월 가족이 됐을 때 모습(좌)과 그로부터 1년 후 후추 모습(우). = 이보배 기자

'꾹꾹이가 뭐더라? 먹는 건가?'라는 의문이 제 생각을 지배하기 시작했을 때 후추가 기적적(?)으로 꾹꾹이를 시작했습니다. 후추가 우리집에 온 지 1년 하도고 몇 개월이 더 지났을 때 말이죠.

원래 고양이의 꾹꾹이는 새끼고양이가 어미의 젖을 빨 때 젖꼭지 양쪽을 두 앞발로 번갈아가면서 눌러 젖이 원활하게 나오도록 하는데 그 행동의 근원이 있는데요.

안전하고 아늑한 엄마의 품에서 젖을 꾹꾹 눌러 짜는 유아기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어렸을 때의 순수한 기쁨과 쾌락을 회상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엄마 젖을 떼고도 한참 후에서야 갑자기 꾹꾹이를 시작한 후추가 신기하기도, 대견하기도 했는데요. 반대로 일년이 지나서야 저를 '엄마'로 인정한 건가 하는 서운함이 들기도 했습니다.

두 앞발로 조물거리는 꾹꾹이를 볼 수 있는 건 참 행복했으나 문제도 있었습니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밤새는 줄 모른다'고 늦게 시작한 후추의 꾹꾹이가 당최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한번 꾹꾹이를 시작하면 기본 10분, 컨디션 좋은 날은 20~30분은 가뿐하게 꾹꾹이만 하고 있는 후추를 보고 '애정결핍인가?'하는 생각에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무아지경에 빠진 후추의 꾹꾹이는 영상을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https://www.youtube.com/watch?v=mMSDP7-hJ60)

요즘에는 꾹꾹이로 제 아침을 깨우곤 하는데요. 꾹꾹이를 하기 전에는 새벽마다 같은 시간에 야옹거리면서 울어 잠을 깨우더니 꾹꾹이를 한 이후부터는 엎드려 자는 제 등에 올라와 꾹꾹이로 아침을 열어줍니다.

후추가 비만냥이라 묵직한 몸도 몸이지만 꾹꾹이가 어지간한 어린아이 안마 못 지 않다는 건 비밀입니다.

고양이의 꾹꾹이에도 여러 의미가 있는데요. 첫째 '너를 사랑해!'라는 뜻입니다. 고양이는 자신이 편하다고 느낄 때, 안전하고 보호받는 느낌이 들 때 자연스럽게 꾹꾹이를 하는데요. 만약 반려묘가 집사에게 꾹꾹이를 한다면 새끼고양이 시절 어미로부터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사랑표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둘째, '난 아직 아기야'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주로 새끼고양이들이 꾹꾹이를 하지만 우리 후추처럼 다 자란 고양이도 꾹꾹이를 합니다. 이는 길고양이보다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들에게 나타나는 행동 중 하나인데요.

집고양이들은 집사들의 보살핌을 받기 때문에 아기 때 어미에게 받았던 보살핌이 생각나 아직도 자신이 아기라는 착각을 할 때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어렸을 적에 했던 행동들이 나오면서 꾹꾹이도 함께 하는 것이죠.

셋째, '여기가 내 잠자리야'. 고양이 집사라면 가끔 고양이들이 뜬금없이 이불 위에 꾹꾹이를 하는 경우를 본 적 있으실 텐데요. 꾹꾹이 대상이 사람이라면 친근감과 사랑의 표시인데 이불은 무슨 의미냐구요?

단순하게 잠자리를 정리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고양이는 예민하고 깨끗한 동물인데요. 자신이 잘 자리를 좀 더 편안하고 안락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여기 내 구역이야'. 이불도 집사도 아닌 곳에 꾹꾹이를 한다면? 예를 들어 쇼파나 쿠션 같은 곳에 꾹꾹이를 한다면 그것은 고양이가 자신만의 영역표시를 하는 건데요. 영상 속 후추도 쿠션에 꾹꾹이를 하고 있죠.

고양이의 발바닥에는 자신만의 냄새가 있는데 그것을 묻힘으로써 자신만의 영역을 표시해두는 것입니다. 실제 영상 속 쿠션은 후추가 잘 때 베개로 이용하곤 하던 쿠션인데요. '이건 내꺼야'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키우는 고양이의 꾹꾹이에는 여러 의미가 담겼는데요. 하지만 모든 고양이가 꾹꾹이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꾹꾹이를 즐기는 고양이도 있고 아예 하지 않는 고양이도 있으니 내가 키우는 고양이가 꾹꾹이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굳이 걱정할 필요는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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