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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의 스포츠세상] 도약과 슬럼프, 기로에 선 한국배구

 

김재현 칼럼니스트 | agent007@dreamwiz.com | 2017.01.02 09:09:08

[프라임경제] 지난해 프로배구 평균 시청률은 1% 대를 기록했고, 총 관중 수 50만7479명이라는 역대 최다관중 동원에 성공했다고 한다. 4대 프로스포츠 축구, 농구, 야구, 배구 중 프로스포츠 진출에 있어 후발주자였으나 어느덧 겨울스포츠의 꽃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프로배구는 꽃길을 걸을 채비를 마치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면에서 대한배구협회(KVA, 이하 협회)와 한국배구연맹(KOVO, 이하 연맹) 간의 상생은 아직 아쉬운 상황이다. 협회와 연맹의 불협화음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2016년 한국 배구는 100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100년 역사를 기념할 행사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2005년 야구 도입 100주년에는 100주년 기념 고교야구대회가 열리고, 프로야구 선수들도 100주년 기념 패치를 단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농구 100주년에는 100주년 특집경기가 진행되어 농구 올스타들이 총출동했고, 각종 기증식과 기념행사도 진행됐다.

배구 100주년이었던 지난 3월25일, 배구계는 어느 때 보다 조용했고, 프로배구는 경기 일정조차 없어 아쉬웠다. 대한배구협회 홈페이지에는 '한국배구 100년사(史)를 펴내려는데 예산이 부족하여 기부금을 조성한다'는 안내문이 올라와 있었으며, 한국 배구 100주년 전국 종별 배구 선수권대회는 대한배구협회에서 개최했으나 이외의 100주년을 기념할 이벤트나 프로경기는 없었다. 이것은 연맹과 협회 간의 소통의 부재가 낳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100주년 기념일이 되는 날, 프로배구경기가 개최되고 모든 배구 선수들이 배구발전에 기여한 선배와 현역선수와 100명의 배구 팬들과의 만남, 더불어 배구의 역사가 담긴 영상, 사진 등을 경기장 또는 협회와 연맹의 홈페이지 등에 게시해 100주년을 기리는 작지만 알찬 행사가 있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이제는 프로배구와 아마추어 배구가 무엇을 향해 달려가야 할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협회와 연맹은 '배구 발전'이라는 대전제를 두고 합심해야 한다.

문제가 인식되면 '본질적 접근'이 필요하다. 협회와 연맹의 상생을 저해하는 요인들은 배구를 바라보는 소비자 입장이나, 배구와 평생을 함께해온 지도자 및 관계자들을 만나면 많은 요인들을 찾아볼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공통 목표의 부재다.

협회와 연맹은 각기 다른 목표와 목적을 가지고, 배구 산업을 꾸려나가고 있다. 분산된 힘은 성장을 더디게 할 수 밖에 없다. 앞서 말했듯이 협회와 연맹은 배구의 발전이라는 공통 목표를 가지고 상생할 필요가 있다. 먼저 유소년 배구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배구연맹과 배구협회가 고민할 '태스크포스팀'이 만들어져서 배구 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실천할 팀이 시급하다.

프로배구 창립 시(2004년도)와 비교하였을 때 13년이 경과한 현재 초등학교 14개 팀, 중학교 8개 팀, 고등학교 4개 팀 총 26개 팀이 감소했다. 프로배구는 발전하고 있으나, 배구 선수가 육성될 양성소는 줄어들고 있다. 곧 밑바닥이 드러날 형국이다. 대한배구협회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유소년 발굴 및 성장에 충분한 지원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대한배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프로배구 창단 초기 연맹에서는 아마추어 단체인 배구협회의 주 수익사업인 겨울리그(한국배구 슈퍼리그)을 연맹이 운영하면서 협회의 재정지원을 연 5억원 이상 지원하기로 했으나 프로배구연맹이 창립되고 재정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연맹 재정이 안정될 때까지는 연 3억원을 지원키로 하고, 2005년에는 3억원을 지원하려 했지만 재정상황이 좋지 않아 30%(9000만원) 삭감된 2억1000만원 지원에 그쳤다. 

또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연간 3억원을 협회에 지원했고, 2012년도에 연맹에서 자체지원금 2억원과 스포츠토토(현 주최단체지원금) 수익금 1억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변경됐고, 2016년부터는 주최단체지원금의 성격이 국내 판매 수익금은 프로구단을 비롯한 프로연맹에서 전액 집행하고, 해외 판매분 수익금으로 프로연맹과 아마추어 단체인 협회가 문체부의 승인을 받아 유소년사업으로 집행하고 있다.

필자는 연맹과 협회 간의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공통의 목표와 방향을 생각해 상생발전의 길을 가기를 원한다. 협회도 자생력을 가질 방안을 강구해보고, 연맹은 프로팀이 가진 마케팅 툴을 아마추어 팀에게 전수해주고, 후원 및 협찬 받은 물품 및 용품을 아마추어 선수에게 지원해주기도 하는 등 서로 상생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소년 팀이 줄어드는 것은 결코 협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프로배구 발전을 저해시키는 중요한 문제다.

대한배구협회의 한 임원은 "유소년 배구를 전문으로 하는 기존의 배구팀 지원 및 팀 창단을 위한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유소년 팀의 감소에 대한 안타까움과 배구 발전을 위해 협회와 연맹 모두 합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 가지 요인으로는 '샐러리캡' 도입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샐러리캡 제도는 팀에 소속된 전체선수의 연봉 총액 상한선에 대한 규정을 두는 것으로 선수들의 연봉이 지나치게 상승하고 구단들의 적자운영을 방지하며, 대기업 구단의 스타선수 독점으로 팀 간 실력 차가 벌어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채택된 제도다. 그 뜻과 목적만 보면 필요성을 느낄 수 있는 제도지만, 이는 선수가 아닌 기업과 구단 위주의 제도라 할 수 있다.

현재 프로배구는 샐러리캡으로 구단별 남자부 23억원, 여자부 13억원으로 규정돼있다. 외국인 용병선수와 국내 특급선수에게 억대 연봉을 주고나면, 나머지 국내 비주류 선수들의 연봉은 기본 연봉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는 국내 아마추어 선수를 육성하는 데에 있어서 국내 선수로 성공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점과 한계치를 일찌감치 정해버리는 제도라 할 수 있다. 국내 유망주를 선점하는 데 있어 국내 프로선수들이 승승장구 하는 모습을 배구 꿈나무들의 학부모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내 아이를 배구에 입문 시켜도 드래프트가 되기 힘들다거나 기본 연봉만 받을 확률이 높다고 판단된다면 체격 조건이 좋고 운동신경이 뛰어난 국내 유망주들은 타 스포츠로 전향할 것이다. 프로배구의 활성화를 위해 실력 있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많이 육성 되려면 샐러리캡 제도에 대해서 한번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비단 유소년 선수 육성뿐만이 아니라 현재 프로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도 더욱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논제가 될 것이다.

또 유소년 팀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내 프로선수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초, 중, 고교생 팀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프로배구에서 국내 출신의 선수들에게 돌아가는 지원은 많은 스포츠인재들이 배구라는 종목에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요소이다. 또한 연고지 기반의 프로팀은 각 지역에 위치한 아마추어 선수들과 긴밀한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필자가 고등학교나 대학의 배구팀을 찾아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있다. 프로선수가 된 선배들의 이름이 박힌 유니폼을 자랑스럽게 입고 배구코트에서 뛰고 구르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협회와 연맹도 서로 손을 잡고 배구 활성화를 위해 함께 뛰고 구르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김재현 칼럼니스트 / 체육학 박사 / 국립 서울과학기술대 스포츠과학과 명예교수 / 서울특별시사격연맹 회장 / 저서 <나는 이렇게 스포츠마케터가 되었다> <스포츠마케터를 꿈꾸는 당신에게> <기록으로 보는 한국 축구 70년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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