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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인의 혀끝에 척] 입 안에 머문 달콤한 시간 '사탕'

약재·조미료·탈수제·식품보존제로 쓰인 팔방미인

하영인 기자 | hyi@newsprime.co.kr | 2016.12.28 10:57:40

[프라임경제] 단지 가만히 있을 뿐인데 괜히 공허한 마음이 든다. 입이 심심해 주변을 둘러보는 자신을 발견한다. 먹는 게 곧 쉬는 것이자 낙(樂). 필자를 포함해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푸는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우리 혀끝을 즐겁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들을 이유여하 막론하고 집중탐구해본다.

배가 심히 고픈데, 애매하게 점심시간이 30분도 채 안 남았다면…. 필자는 망설임 없이 침착한 손길로 가방 속에서 네모난 갑을 꺼내어 그 안에 든 것을 살며시 입에 문다.

점심을 먹은 뒤에는 식당에 비치된 사탕에 마음을 빼앗긴다. 분명 안 좋다는 걸 알면서도 모른 척 손을 뻗는다. 곧 입 안에서 살살 녹는 사탕. 많이 먹으면 물리니 기분전환 삼아 딱 하나만. 

식당에서 식후 사탕을 주는 이유는 단순히 입가심 때문만이 아니라 소화를 돕기 위해서다. 막 식사를 마쳤을 때는 고분자 덩어리를 분해하느라 위와 장에서 바로 소화효소를 분비하지 않는다. 

이때 달콤한 사탕이나 과일, 초콜릿 등을 디저트로 먹어주면 당류 섭취로 소화효소를 즉시 분비하게 된다.

일단 사탕 하나 물고 시작해볼까.

◆동양에서 유래된 귀하신 몸 '사탕' 

사탕, 즉 'Candy'의 어원은 라틴어며 'can'은 설탕, 'dy'는 틀에 흘려 넣어 굳힌다는 뜻이다. 

▲오늘날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운영하는 식품공전에서는 사탕을 △사탕류 △캐러멜 △양갱 △젤리 △기타 캔디류 총 다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 하영인 기자

사탕은 동양에서 유래돼 서양에서 발달했다. 사탕수수의 물을 졸여 사탕을 만드는 방법은 이미 2000년 전부터 인도 등지에 알려져 있었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사탕이 처음 만들어진 곳은 사탕수수 원산지인 인도 또는 뉴기니라는 일설이 있다.

중국은 7세기경 인도에 기술자를 파견, 사탕 제조법을 배워오게 했고 8세기경 아라비아인들은 유럽 각국에 사탕을 전파했다. 이 무렵 중국을 통해 일본에도 사탕이 전달됐다고 한다.

인도에서 아랍을 거쳐 유럽까지 전파된 설탕은 재배가 불가능한 수입품으로 부유층에서만 먹을 수 있는 귀중한 식품이었다. 11세기경에는 유럽에서 십자군전쟁이 일어났는데, 터키를 공격한 십자군은 유럽으로 사탕을 가져갔다. 

이후 아프리카 서쪽 마딜다섬, 스페인, 아메리카 등지에서도 사탕수수를 재배하면서 사탕 연구가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독일에서는 '첨채'라는 일종의 무에서 설탕의 결정이 나오는 것을 발견, 1801년에는 첨채설탕 생산공장을 설립했으나 사탕수수 설탕보다 고비용에 작업도 훨씬 복잡했다고 한다.

이에 첨채당 공업은 점차 쇠퇴, 현재는 사탕수수의 설탕 제조만 이뤄지는 실정이다. 

한편, 고대 로마의 역사가 플리니우스가 쓴 박물지에 따르면 사탕을 약으로 사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감기약이나 소화제로 말이다.

중세 유럽에서는 설탕을 감기와 오한 치료제로 썼다. 다른 약과 함께 처방했는데 약의 쓴 맛을 없애기 위해 달콤한 설탕으로 옷을 입힌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나 통일신라시대에 사탕이 이미 있었던 것으로 추측되지만 관련 기록이 없다. 

고려 때 문헌기록에 의하면 사탕은 후추와 함께 송나라에서 약재로 유입됐다고 전해진다. 사탕은 약재나 조미료뿐 아니라 탈수제(脫水劑)나 식품 보존제로도 쓰였다.

◆"Help me" 튜브 모양, 계산대 옆 진열법 마케팅

세계에서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중 하나로 꼽히는 '라이프 세이버스 캔디(Life Savers Candy)'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80년이 넘도록 꾸준히 사랑받는 이 캔디는 시원한 박하맛으로 가운데 구멍이 뚫린 모양이 특징이다. 

▲사탕 제조 시 설탕 다음의 주원료는 물엿이다. 설탕에 물엿을 섞어 씀으로써 설탕의 재결정을 방지하고 단맛을 적당히 주며 모양을 만들 수 있는 세공과 성형성을 향상시킨다. = 하영인 기자

초콜릿·캔디 제조업을 하는 클래런스 크레인(Clarence A. Crane)은 여름철마다 사탕이 녹아내린다는 이유로 판매상들이 사탕을 주문하지 않자 '단단하고 잘 녹지 않는 캔디'를 연구하기에 이른다. 

그 결과 가운데 구멍이 뚫린 사탕을 만들었다. 이 사탕은 아주 단단하고 잘 녹지 않았다. 

또 캔디 모양에서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튜브'를 연상, 캔디 이름을 라이프 세이버스(Life Savers)라고 붙였다. 포장에도 젊은 여성을 구하기 위해 튜브를 던지는 장면을 묘사했다. 그러자 여름철에도 사탕 사업이 빛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여름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일까. 여름철에만 반짝 인기를 끌자 크레인은 다른 사업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이때 에드워든 존 노블(Edward John Noble)이 크레인에게서 라이프 세이버스에 대한 모든 사업권을 사들였다. 그는 사탕의 포장지를 종이에서 은박지로 교체하고 이외에도 상품 홍보와 마케팅 등에 온 힘을 기울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원찮았다. 

이에 또다시 새로운 대안을 내놓게 된다. 당시 파격적인 진열법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사탕을 기존 진열대에서 계산대로 옮겨 놓은 것.

물건을 계산하러 온 소비자들은 계산대 사탕에 눈을 돌렸고 무심코 구매했다. 그때부터 계산대 옆에는 항상 작은 상품들이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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