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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 노트7 사태로 본 코레일의 '배신'

 

임재덕 기자 | ljd@newsprime.co.kr | 2016.12.22 11:59:09

[프라임경제] "예약 에러 때문에 전날로 예매돼 기차비도 날리고 좌석도 없이 서서 갔어요." "예약했는데 조회내역에 뜨지 않아요." "예매를 하려고 하면 화면이 계속 깜박깜박 거립니다." "결제가 안돼요. 카드 등록도 안되고, 속 터져서 PC로 했어요."

이는 한국철도공사(Korea Railroad Corporation, 이하 코레일)가 출시한 '코레일톡' 앱에 대한 사용자들의 평가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개발비용 절감에만 집중한 나머지 SW 테스팅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물론 컴퓨터가 아닌 사람이 개발하는 것이기에 대부분의 SW에서는 오류가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코레일의 사례에서 우리가 불편함을 느껴야 하는 부분은 따로 있다.

"국내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사업의 경우, 개발비용을 아끼기 위해 SW 개발 전반에 걸쳐 제대로 된 테스트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태입니다. 제품 개발 후 감리보고서에 테스트한 사진을 증거로 제시해야 하지만, 대부분은 사진만 찍을 뿐 실질적인 테스트는 진행하지 않는 실정이죠."

업계 관계자의 한탄이다. 문제는 정부·공공기관 사업 시 테스팅을 '해야 한다'가 아닌 '임의에 맡긴다'는 입장인 정부와 그에 따라 테스팅을 소홀히 했다는 의혹을 받는 코레일 양측 모두에 있다.

코레일은 국유 철도 영업과 관련 사무를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산하의 공기업으로 매년 수천억원에 달하는 정부지원금을 받고 있다. 다시 말해, 코레일톡 앱의 유지·보수에 직·간접적으로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앱 유지·보수비용은 우리가 올리는 수익으로 충당하고 있다"는 해명이다. 하지만 코레일은 계속되는 영업적자 누적으로 13조원의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코레일이 삼성·LG와 같은 민간기업이었어도 이 같은 자세였을지는 의문이다. 민간기업의 경우 중대하거나 잦은 결함이 발생하면 리콜·환불 절차를 따른다. 소비자들이 돈을 지불하고 구입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기기부터 SW·앱도 포함된다.

단적인 예로 최근 발생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와 비교해 보자.

삼성전자는 지난 8월 갤럭시노트7를 출시하면서 98만8900원에 판매했지만, 출시 후 계속되는 기기 결함이 발견됐다. 이에 결국 4조원대 피해를 감수하면서 전량 리콜을 결정한다.

리콜 이후 삼성전자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재발방지를 위해 테스팅 관련 외부전문가 영입과 인력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레일톡의 오류 수정 업데이트 후 앱이 실행되지 않는 심각한 오류가 발생했다. 이후 코레일은 대처방안을 담은 링크를 첨부했지만, 사진과 같이 오류로 확인할 수 없다. ⓒ 한국철도공사 홈페이지

코레일은 2010년 12월 코레일톡을 출시한 후 지속적으로 오류가 발견되자, 185억원을 투입해 '차세대 여객영업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했고 이듬해 코레일톡4.0을 발표했다.

하지만 오류는 계속됐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코레일톡4.0은 배포 이후 총 147건에 걸쳐 앱이 수정됐다.

즉, 코레일은 △코레일톡 앱 출시 △차세대 여객영업시스템 구축 △유지·보수 등에 간접적으로 수백억원의 국민 혈세를 사용한 것이다.

심지어 지난 3일에는 'SR 승차권 온라인 교차판매 서비스'에 대한 오류를 수정했지만, 업데이트 후 앱 자체가 실행이 안 되는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했다.

이에 한국철도공사는 '다운로드 중'이 계속 될 경우 조치방법을 담은 홈페이지 링크를 올렸지만, 이 페이지마저 오류가 나는 등 사용자를 배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16일 본지의 보도가 나간 후에도 지금까지 수정되지 않고 있다.

코레일톡은 국민의 혈세로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앱이다. 노트7처럼 국민들이 직접 돈을 내고 구입한 것이 아니기에 피부에 와 닿지 않을 뿐이다.

코레일이 삼성전자처럼 민간기업이고, 사용자들이 코레일톡 앱을 직접 값을 치룬 것이었어도 결함에 대한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않고 출시했을까? 또 국민들에게 그러한 말도 안되는 해명이 가능했을까? 답은 '아니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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