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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면세업 '죽은 투자' 답습 말고 '별'을 찾아야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6.12.22 10:25:01

[프라임경제] '그래, 별을 팔자'는 일본 온천 마을의 재건 노력을 다룬 책이다. 히루가미 온천은 현대에 들어서 도로공사를 하던 중 어쩌다 발견된 그저 그런 온천이다. 입지도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고, 그렇다고 수질이 단연 우수한 것도 아니다. 오랜 역사가 없으니 스토리텔링 요소도 딱히 없다.

료칸(여관)에 오는 이들도 조용한 곳에서 잘 쉬었다는 정도 반응이지, 감동을 느끼는 경우는 거의 없다. 버블 경기가 한창일 적에는 여행 수요가 많아 이런 마을도 그런대로 호황을 누렸지만,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쇠퇴일로에 접어들게 된다.

'류구테이'라는 여관의 신입사원이 우연히 여자친구와의 대화에서 얻은 힌트를 바탕으로 '디즈니를 뛰어넘겠다'라는 발상 전환으로 온천 마을을 재건하려 한다. 다름아닌 쾌적한 고립지대의 맑은 밤하늘을 자원화해 '별을 보는 관광'에 온천을 끼워팔자는 역발상을 한 것. 

이런 주인공에 의기투합한 사람은 그러나 겨우 여섯 명뿐이다. 특히나 과거의 성공 체험을 잊을 수 없어 계속 그 방법을 고집하는 마을 자문역이 가장 큰 적이다. 촌장이 비싼 돈을 들여 관광 전문가를 데려왔고 지방자치단체와 연줄이 든든하니 그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업에 보조금은 언감생심이다.

하지만 촌장은 그가 오래 곁에 둔 자문역을 내보내기로 결단을 내리는데, 그 이유는 바로 지금 지자체 보조금을 각 온천 여관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에 쓰는 데 만족하는 자문역의 방식에 근원적 회의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에 매달리는 건 제 살을 깎아먹는 것이며 '죽은 투자'라고 주장하는 주인공 무리의 호소가 위험천만한 새 사업인 별을 보는 관광으로 선회하도록 끌어당긴 것이다.

3차 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끝났다. 이제 '강남 대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미래가 마냥 밝지만은 않다는 우려도 높다. 실제로 LIG투자증권은 20일 보고서에서 서울 시내 면세점은 지난해 초 6개에서 13개로 증가해 경쟁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 대안으로 향후 스스로 관광상품화하거나 차별화해 해외 직접 모객을 할 수 있어야 성장 가능할 것이라고 이 증권사는 진단했다.

이는 단순히 단체관광팀에게 모객 수수료를 주고 끌어들이는 데 만족해온 우리 면세업의 현주소를 지적한 것이고, 앞으로 이 방식에 매달려서 면세점 간에 손님 나눠먹기만 급급해서는 안 된다는 호소이기도 하다.

면세점이 단순히 늘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중국 관련 여행객 이슈가 사드 문제 등으로 요동칠 전망이라 기존 모객 방식에 급급해서는 본원적으로 살아남을 수 없는 새 위기 국면이 열렸다는 것이다.

늙은 촌장의 가슴을 다시 뛰게 한 것은 별자리 여행이 매력적이어서만은 아니었다. 보조금을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지 않고, 단순히 할인 쿠폰 제공이라는 '죽은 투자'를 해서는 곧 무난하고도 조용히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그에게 절박함을 공급한 것이다. 우리나라 면세업계도 이 책을 곱씹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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