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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보험 '구급차 비용' 안 된다? 당국 무관심이 문제 키워

일부 여행사 '안 된다' 설명, 보험사 일부도 소극적 응대…동부화재 '적극적 보장' 태도

임혜현·김수경 기자 | tea@·ksk@newsprime.co.kr | 2016.11.11 15:48:45

[프라임경제] 외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수요가 늘면서 해외여행보험(해외여행자보험으로도 부름)도 사랑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KB손해보험 등 국내 상위 4개 손해보험사의 올 상반기(1~6월)의 해외여행보험 신계약 건수는 48만2838건이나 됐다. 전년 동기 대비 6만790건(14.4%) 증가한 것.

흔히 말하는 해외여행보험은 여러 보험이 붙은 복합체다. 일반적으로 해외여행보험은 여행 중 발생한 사고나 질병, 휴대품 도난, 배상책임 및 손해 등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에서 입은 상해나 질병을 미처 현지에서 다 치료하지 못한 경우에도 귀국 후 국내 통원 등으로 처치하고 이 비용을 청구할 수 있게 돼 있어 요긴하다.

다만, 해외여행보험은 손해보험의 일종으로 이해되고 있다. 해외여행보험은 보험계약자와 보험회사간에 피보험자의 상해에 대한 위험을 보장(사고로 인한 사망이나 부상)하기 위해 체결되는 것으로 설계된 것이 당초의 틀이기 때문. 실제로도 현재도 여행보험은 보통약관 뒤에 배상보험과 도난보험, 질병과 상해에 대한 해외의료비 실손보험특별약관을 덧붙여 두고 이를 사실상 묶음(패키지)으로 계약하는 게 관행으로 돼 있다.

▲해외여행보험에 가입 신청하는 모습. 해외여행보험은 사실상 표준약관 중심으로 당국의 유권해석에 의해 적극적으로 계도될 수 있는 영역이나, 이런 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여행사들의 불성실한 안내로 해외 구급차 사용 비용 등 문제에서 소비자 이익 보호에 공백이 생기고 있다. ⓒ 프라임경제

강정혜 서울시립대 로스쿨 교수가 학술지 '스포츠와 법'에 2007년 8월 기고한 논문('해외여행시의 스포츠사고와 해외여행보험')에서 해외여행보험은 보험약관의 형식상 인보험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이 경우에는 이 같은 보통약관의 손해보험과 이후 특약에 의해 가입된 실손보험 등을 모두 합친 복합체의 성격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따라서 이 기사에서는 이 전체 영역을 해외여행보험이라고 부르는 관행에 따라 표기하되, 특히 해외의료비 특약 부분에 대해 설명한다).

흔히 말하는 해외여행자보험은 '실손보험까지 더해진 것'

이처럼 태생과 성격부터 특수한 해외여행보험은 시대 조류를 타고 각광받고 있지만 막상 관리감독면에서는 전통적인 보험들보다 상대적으로 덜 조명되고 있다. 흔히 하는 말로 돈이 안 되는 상품이라는 평가를 하는 보험설계사 등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동남아 패키지 여행상품 기준으로 6일 이내의 여행기간만 보장하므로 보험료가 1인당 1만원 내외로 저렴하다. 다모아 등의 비교가입 전문사이트를 활용하면, 여행 기간 등에 따라 약 5000원의 여행보험상품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여행사를 통해 패키지 여행상품을 구입하면서 가입하는(혹은 특정한 경우 무료로 이 같은 상품에 가입시켜 주는 선물의 방식) 경우가 가장 흔하다. 그래서 여행상품 예약의 최전방에 있는 여행사에서 소수의 보험업체 중심으로 거래를 하는 게 이 분야의 주류에 해당한다.

그러다 보니 전문적으로 따지거나 서비스 경쟁을 하기 보다는 같은 조건이라면 싼 가격 중심으로 택하는 선택이 이뤄져 왔다. 이 상황에서 최근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질병과 상해가 발생한 응급상황에서 수송 문제에 대한 논란이다. 119 구급차가 무상으로 제공되는 우리와는 달리, 해외에서는 오히려 병원비보다 구급차 사용료가 더 나오는 경우도 보고돼 있다.

일부 여행사의 상품을 이용해 다른 나라 관광에 나섰던 이들 중에 현지 가이드 등이 아파도 앰뷸런스를 타면 안 된다, 보험 처리 안 된다고 설명했다는 경험을 한 경우가 보고되고 있다. 해외여행보험으로 처리가 안 된다고 하지만 아픈 상황에서 경황이 없는데 언어 소통이 자유롭지 않은 해당국 택시를 탈 수도 없고, 결국 현지 한국 교포를 수소문해 돈을 주고 차를 빌려탔다거나 하는 경우가 이래서 발생한다.

이렇게 '해당 없음'이라는 식으로 간단히 설명을 하는 여행사 혹은 그 고용인들의 태도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아예 중간에서 분쟁에 휘말리기 싫다는 처리 태도인 셈이다. 하지만 이는 거래 상대방인 보험사에 질의해 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본지에서 KB손해보험과 동부화재 등 대표적인 회사를 상대로 손쉽게 유선상 문의해 본 결과는 이런 일선 여행사의 처리 방식과는 달랐다.

KB손해보험에서 해외여행보험을 처리하는 온라인센터(02-1544-0140)에서는 "심하게 다쳐서 구급차를 탄다면 될 수도 있으나 경우에 따라 다르다"며 사안마다 심사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동부화재 홍보팀의 설명은 더 자세하다.

"원칙적으로 약관에는 없지만 구급차 관련 보상의 경우, 당시 피보험자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사안을 본 다음 검토한다. 긴급 헬기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타 보험사도 비슷하게 진행된다"고 업계 내부 사정을 전하기도 했다.

일선 여행사는 "구급차 비용 안 돼", 일부 보험사도 '어물쩍' 

왜 이런 혼선이 생기고 있는 것일까? 당국의 태도와도 무관치 않다는 소리가 나온다.

2015년 10월, 금융위원회는 보험 관련 규제 빗장을 과감히 푼 바 있다. 상품개발 자율성이 허용되고 표준약관 등의 사실상 규제도 사라졌다. 다양한 상품 개발을 가능케 해 각사의 유사 상품간에도 가격이 다양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 이때 원칙적으로 당국이 직접 제정하는 표준약관(시행세칙)을 폐지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당국은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등은 표준화 필요성이 큰 상품이라고 보고, 민간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표준약관을 정하는 방식으로 표준관리를 하는 절충방식을 택하기로 가닥을 잡았었다.

따라서 정책과 전반적 감독을 맡는 금융위 그리고 일선 관리 기능에 집중돼 있는 금융감독원 등은 실손보험 중 일부인 해외의료비 실손보험도 이런 과거보다는 완화되더라도 최적화된 관리를 여전히 하여야 한다.

실제로도 금감원 홈페이지에서는 이 해외의료비 실손보험 부분의 표준약관을 게시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막상 이렇게 구급차 문제가 소비자 사이에서 문제가 되고 있음에도 금감원에서는 이 내용에 대한 검토나 입장 정리 등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금융분쟁 관련 부서에 구급차 비용 관련 해외여행보험 분쟁 실태를 문의한 결과, 실제 집계 상황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한편 보험관련 부서에서는 "해당 상품의 보험사 약관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개별 분쟁이 접수된다면 금감원에 해석 의뢰가 들어올 수도 있겠지만, 지금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답변이다. 표준약관의 일부 논란 소지에 대해 유권해석을 할 수 있는 특수조직임에도 이에 소극적인 태도인 것.  

결국 이런 태도 때문에 실제 문제 사안에서 개별 보험사마다 처리가 달라질 수도 있는 것으로 소비자들은 생각하면서 비용 청구를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같은 표준형 약관을 받아서 거의 고쳐진 부분 없이 각사가 해외여행보험을 설계해 내놓는데, 당국이 사실상 같은 상품이지만 알아서 해석할 수도 있지 않냐며 한 발 뺀 상황이 빚어내는 풍경이다. 

표준약관 따라 만든 같은 상품들…하지만 당국은 유권해석 꺼려 

일종의 '정보 비대칭 상황'에 소비자 다른 표현으로 국민들이 직면해 있는 것이다. 응급차 이용 실비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석, 더 나아가 소비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의 표준 모델 정립과 연구, 지도 등이 당국에 주어져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오히려 첫 걸음도 떼지 않고 있는 셈이다.

보험사들의 처리는 소비자에 대한 은혜적인 처리가 아니라, 해외에서는 비싼 비용 대신 구급차에 고급 인력을 전담 배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체코의 경우 파라메딕으로 안내) 이들에 의한 차량내 처치가 가능하기도 하다.

아울러 의료비라는 개념을 뜯어보더라도, 해외여행보험이 예상하고 있는 외국 의료기관(의사 등)의 입원 치료 비용에서 구급차 문제를 넣을 여지는 존재한다. 입원의 전 단계를 구급차 단계가 맡는다고 볼 수도 있다. 구급차 내에서의 처치 혹은 좀 더 빠른 수송으로 상해나 병증의 악화 자체를 막은 것을 의사가 승인(인수)했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과 같이 보험사들은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오히려 여행사와 당국이 이에 소극적인 자세를 갖거나 또 아예 논의 차단을 하는 등의 대응을 하는 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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