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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무등산 케이블카"…편협한 사고에 기인한 무책임한 발언

"알래스카나 북극의 초원을 직접 보기 위해 반드시 길을 내야만 하는가

김태완 광주전남녹색연합 전 공동대표 | 1950@hanmail.net | 2016.10.18 15:33:33

[프라임경제] 무등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자는 주장이 또 제기됐다. 케이블카 설치 주장은 그동안 수차례 제기됐지만 환경단체의 문제제기와 반대에 막혀 무산돼왔다.

조세철 광주시의원이 지난 12일 주장한 '국립공원 무등산에 케이블카를 설치' 발언은 케이블카를 관광자원으로 보는 편협한 사고에 기인한 것이라는 판단이다.

시민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시의원이 무등산의 가치와 국립공원의 지정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일로 심히 염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조 의원은 "국립아시아문화의 전당을 중심으로 하는 가칭 광주타워를 건립하고 이 탑에서 출발하는 무등산 케이블카가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 의원의 이러한 주장은 자연공원과 국립공원의 지정취지를 무색케 하는 발상으로 국립공원 보전에 대한 세계적인 추세를 거스르는 일고의 논의 가치가 없는 무책임하고 위험한 발언이다.

1872년 세계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엘로우스톤을 관리하는 미국 국립공원국조직법은 관리이념으로 '차세대를 위해 국립공원의 가치와 자연자원과 문화자원을 보전함'을 명시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국립공원은 특정인과 기업의 소유나 제한적 활용을 불허하는 절대공공성이 확립돼 있다. 이것이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을 지정한 미국의 국립공원 지정 원칙이며 당연히 여기에는 케이블카가 없다.

우리나라는 이런 국립공원의 지정취지와 가치를 존중해 현재까지 21개 국립공원을 지정했으며, 무등산국립공원은 이 중 하나다.

조 의원이 제안한 무등산 케이블카를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과 구도청을 중심으로 한 도심 경제 살리기, 그리고 광주의 미래를 위한 문화와 관광 발전의 획기적인 기회라는 주장은 인공시설인 케이블카를 설치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부분이 아니다.

자연경관은 그 자체로서 훌륭한 가치를 지니며 무등산은 그 자체로 광주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시민들과 미래 세대들에게 온전하게 물려줘야 할 유산으로서 의미가 크다.

무등산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에 있는 한려수도, 태안반도 등 해상국립공원을 포함한 전국 20개 국립공원의 면적은 약 6000㎢가 넘으며, 미국의 엘로우스톤국립공원 1개의 면적이 5500㎢ 정도로 우리나라 20개 국립공원의 면적을 합한 것과 규모가 비슷하다.

조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드넓은 미국 국립공원에는 편리를 위해 비행장과 각종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도로와 케이블카와 고속철도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논리가 된다. 사람위주의 사고방식과 관광논리가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자연자원의 가치와 행복도를 하락시키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국립공원무등산 이용자는 대부분 광주시민들로 등산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케이블카를 타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무등산은 1년에 유입되는 인원이 약 500만명 정도 된다. 무등산은 이 인원만으로도 수용용량 초과다. 이러한 결과로 나무뿌리가 드러나 죽어가고 있고, 지속적인 관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정상부까지 난 도로와 군부대 주둔 등으로 훼손이 가중되고 있다. 탐방객을 증가시키는 정책이 아니라 오히려 유입인구를 줄이는 억제정책이 필요하다.

무등산은 흙산이며, 부드러운 어머니 산이다. 광주시민들은 무등산에 들어가며 편안함과 휴식을 취한다. 무등산은 그 자체로서 관광자원이며, 광주시민들과 호남인들의 자부심이 깃든 산이다.

국립공원 무등산을 훼손하면서 들어선 인공물들이 얼마나 심각하게 자연경관을 훼손하는지 우리는 무수하게 목도해왔다.

정상부 군부대 주둔과 산등성이마다 들어선 송신탑, 무등산 자락을 자르면서 지나는 제2순환도로 1구간 문제, 토끼등까지 난 도로와 정상으로 올라가는 도로 등이 문제로 짚어져왔다.

지난 2004년 환경부에서는 자연공원 내 관광용 케이블카는 자연공원 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불가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환경부는 지침 작성을 통하여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문제를 불가로 일단락지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일부 지자체와 건설업자 등이 주도하는 케이블카 설치 요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자연공원법 개정·지침 완화까지를 포함하는 이러한 무분별한 요구들로 인해 자연공원 정책 전반을 흔들고 있다

특히 수년 전에는 광주시의회가 무등산 경관자원을 관광화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관광자원화 조례안'을 제정하려다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사전 포석 아니냐'는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 부딪혀 조례제정이 무산된 상황도 벌어졌다.

이 같은 상황들은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욕심의 결과물이다. 무등산이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24년 만에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국립공원으로의 승격은 우리국민들에게 그만큼 보전해야할 의무와 책임이 높아졌다는 반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상력의 부재 속에서 일부개발업자와 이들과 이익을 함께하는 소수 정책입안자들은 끊임없이 개발논리를 들이대며 국립공원의 가치와 자연자원을 훼손을 획책 중이다.

개발정책 제안자와 업자들은 대지윤리를 정립한 미국의 알도 레오폴드는 주장을 곱씹어 보기를 바란다.

"전리품만을 지향하며, 여가활동을 즐기는 사람은 사람이 가지 못하는 땅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한다. 저 먼 알래스카나 북극의 초원을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서 반드시 길을 내야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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