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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머루 먹듯' 권한 사용 문체부, 사실상 유권해석 소급적용 논란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6.09.29 18:58:20

[프라임경제] 개 머루 먹듯? 고기를 먹던 동물이 과일 맛을 알 리 없으니, 참맛을 모르면서도 바삐 처리하는 양상을 가리킨다. 혹은 일을 건성건성 처리하는 경우를 빗댄 말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방송물 실시간 웹캐스팅'는 디지털음성송신이 아니라 방송이라고 해석한 가운데, 민간 영역의 관련 계약을 이에 맞춰 고치도록 요구해 눈길을 끌고 있다.

관할 부처에서 유권해석을 하거나 행정지도를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권한을 정확한 방법으로 적확한 대상에게 사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권해석을 사실상 소급적용시키는 초강수를 사용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우려가 제기된 것.

사정은 이렇다. 문체부 저작권산업과에서는 1월 음원 저작권 관련 업계에 '보상금 계약 관련 업무 통보'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 문서는 지난 2013년 저작권정책과에서 내놓은 해석을 거론하면서, 방송물 실시간 웹캐스팅은 '방송'이라고 판단해 회신한 바가 있다고 소개했다. 또 이 기준에 따라 보상금 관련 계약을 변경 혹은 갱신하라고 요구했다.

이를 놓고 당황한 쪽은 한국음반산업협회. 협회는 2009~2013년, 2013~2017년 단위로 아프리카TV와 계약을 했다. 하지만 협회는 과거 아프리카TV를 방송이 아닌 '디지털음성송신'으로 규정하고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저작권법에서 거론된 두 업태는 서로 성격이 다르지만, 아프리카TV 같은 새롭게 등장한 서비스(방송물 실시간 웹캐스팅)는 교집합 성격이 있어서 한쪽에만 해당한다고 보기 힘든 면이 있다. 어느 쪽으로 보고 계약을 하느냐에 따라 이익이 좌우된다는 변동 사항도 있는 것으로 회자된다.

문제는 공문에 언급된 2013년에 이 같은 판단을 저작권정책과에서 했던 배경이다. 2013년 문체부에서 이런 판단을 했던 이유가 바로 협회가 앞 계약이 만료되고 2014~2017년 계약을 새로 준비할 즈음 논란 여지가 있는 점을 문의했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누여겨볼 부분은 △2013년 이러한 판단을 구했음에도 협회에서는 굳이 새 계약 역시 방송이 아닌 과거 기준을 적용했고 △이에 뒤늦게 올 1월 저작권산업과가 문제를 바로잡으라는 식으로 변경 및 갱신 요구를 했다는 점이다.

이는 유권해석을 사실상 소급해서 적용한 것이라는 비판을 낳을 수 있는 대목이다. 사람의 자유를 제한하고 벌주는 형사법 영역에서는 특히 그렇지만, 다른 법 영역에서도 소급적용은 신중히 활용될 요소다. 자칫 기존에 형성된 질서와 법률관계를 깰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강한 정의와 공평 요청이 있거나 하지 않으면 남용하지 않는 게 통례다.

다만 같은 문제를 놓고도 업계 관련 민간과 달리, 관가에서는 이 같은 문체부의 1월 공문에 대해 왜 사실상 유권해석을 소급적용한 것이라고 비판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거나 무엇이 문제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공문은 계약을 갱신하거나 변경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기간 만료가 가까워 온 것을 향후 처리할 때(갱신 시) 위 사항을 고려하라는 정도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 계약 역시 모두 고치라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 고압적 태도의 문서라는 비판은 차치하고라도, 순수한 의미의 행정지도가 아니라 유권해석으로 보는 게 상식에 부합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월 발송한 공문이 논란이다. 정확한 대상을 겨냥해 적당한 권한을 행사하는 대신 무루뭉술하면서도 고압적인 태도로 업계 일반에 눈치를 줘 문제를 해결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고압적 단어 사용이 특히 두드러지는 공문 내용. ⓒ 문화체육관광부

특정 기관이나 업체, 개인을 대상으로 한 공문이 아니라는 점은 관련 과 공무원들도 인정하고 있다. "관련 내용에 대해 업무지시를 할 권한이 있다"면서도 "그건 (공문은) 음산협(협회)에만 보낸 것은 아니다"라는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눈여겨볼 대목에 따르면 2013년 이미 해당 부처 담당 부서에 문의를 했지만, 그 내용을 '굳이' 따르지 않았다. 여기서 2013년 내용이 단순 행정지도인지 강제력을 갖는 유권해석인지 갈라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행정지도라면 이를 굳이 따르지 않았다 해서 문제를 삼고 뒤늦게 계약을 갈아엎으라는 식으로 후속조치를 하는 게 온당하지 않다.

반대로 유권해석을 따르지 않았다면 그런 권한(힘)을 가진 문체부에서 이 내용을 문제 삼는 게 당연하다. 문제는 2014년 새 계약이 시작(~2017년까지 적용될 내용)된 이래 강제적인 조치를 실효성있게 집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부분이다.  

단순히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중 새삼 뒤늦게 파악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위 같은 공문을 배포했다고 해도 매끄럽지 않다.

해당 협회에 직접적으로 권한을 발동, 이를 처리하도록 요구하는 게 맞기 때문이다.

굳이 해당 분야를 모두 대상으로 널리 이런 문제가 있으니 알아서 과거 지침을 따르라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그러면서도 고압적으로) 나설 필요가 없다. 그러면서도 담당 부서 공무원들의 발언은 모순된다. "특정한 곳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 이후에 협회에서 아프리카TV 관련 계약을 고치겠다고 했다"고 한다.

힘은 있고, 그 힘을 행사할 사안이기도 한데, 정확히 문제적 사안과 대상자를 조치하지 않고 대신 관계자들을 전체적으로 불러다 훈시 정도를 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식으로 연대책임을 지우는 것은 행정이나 법에서나 별로 우수하지 못한 접근 방식이며, 건성건성 일처리를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실상 헛기침을 하며 눈치를 주니 알아서 고치더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소급적용은 아닌데…"라는 해명인 것이다.  

이 점이 '2016년 1월 나온' 문체부의 '유권해석'을 2013년으로 '사실상 소급적용'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세간에서 바라보는 이유다. 다만 공무원들만 이것이 문제가 없다는 뉘앙스로 발언을 하고 있는 작은 차이가 있을 뿐이다.

설사 그런 권한이 해당 부처에 있다 해도, 이를 사용해 기존 관계를 고치라고 강제하거나 유도하는 것이 옳은지 또 다른 해석 관문이 남는다. 효력규정, 강행규정 구분이다.

강행규정을 어기면 그에 수반한 민사계약 역시 그 효력을 인정받을 수 없다. 다만 행정청에 의한 단속규정 정도라면 이를 거스르더라도(어떤 행정적 제재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계약 내용을 되돌리거나 깨는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 새로운 요소들이 탄생했고 이를 기반으로 경제거래관계가 형성됐으므로 법적 안정성이라는 또 다른 고려 요소가 생겼기 때문이다.    

공무 집행에 대해 민간에서 사실상 유권해석 소급적용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문체부 전반의 업무능력과 자부심에 상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여지를 만드는 자체가 정확도가 떨어지는 대강의 일처리 때문이고 공직자로서의 자존심에 스스로 생채기를 내는 것이라는 점을 관가에서는 간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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