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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평균 14.8℃' 편의점 3사 "냉장식품 보관온도, 그게 뭔데?"

클레임 발생 시 책임 뒷전 의혹…각사 10곳씩 30개 점포 조사

하영인·백유진 기자 | hyi@newsprime.co.kr | 2016.08.12 16:25:02

[프라임경제] 음식이 상하기 쉬운 여름철이지만 일부 편의점의 샌드위치, 김밥, 도시락 등 신선식품(Fresh Food)이 진열된 오픈 쇼케이스 냉장고 온도가 적정온도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생상태 또한 엉망이었다.

식품위생법, 식품공전은 냉장식품 온도를 0~10℃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본지가 확인한 결과, 편의점 3사 불특정 각 10개 점포씩 총 30곳의 평균온도는 14.8℃로 적정온도를 훌쩍 넘겼다. 

▲(상단부터) CU, GS25, 세븐일레븐 순으로 조사한 가장 최고 온도. 수은온도계를 신선식품 냉장고에 넣고 최소 8분, 평균 11분 후 온도를 재는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 프라임경제

이와 관련해 박종석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관은 "0~10℃는 냉장식품 보관에 있어 세균 부패 진행 속도를 억제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으로 과학적 규명을 거친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너무 낮은 온도에서 보관하게 되면 조직이 파괴될 수 있는 반면, 너무 높은 온도에서는 신선도 유지가 되지 않으므로 세균이 번식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요새 고온현상으로 신선식품 판매처에서 온도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편의점들의 이 같은 규정 온도 위반은 별다른 타격이 없어서 필요성을 못 느끼거나 냉장고 관리소홀, 전기요금 부담 때문인 것으로 좁혀진다. 

◆점포 76.7%가 냉장온도 규정 위반…20℃ 넘는 점포 5곳 달해

편의점 3사의 냉장온도 상태는 부정적인 우열을 가리기 힘든 수준이었다. 각사 10곳 중 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 8곳, CU(BGF리테일) 7곳, GS25(GS리테일) 7곳이 규정 온도를 위반했다. 조사 대상 76.7%에 이르는 점포가 10℃를 넘긴 셈이다. 

평균 온도가 16.5℃로 가장 높은 편의점은 CU였다. 심지어 20℃를 상회한 점포가 5곳에 달했는데 이 중 CU가 4곳, 세븐일레븐은 1곳이었다. 

▲(좌측, 상·하단)CU, GS25, 세븐일레븐 OSC(유제류·F/F 판매대). 온도 문제 외에도 편의점 각사에서는 여름철 위생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공문 등을 보내지만, 몇몇 점포는 위생상태가 불량하다. ⓒ 프라임경제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샌드위치를 예로 들면 유통기한이 평균 이틀 정도인데, 냉장온도가 10℃ 이상인 상태로 샌드위치가 하루, 이틀 노출됐을 때 제품이 상하거나 균이 번식할 위험도는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식품 섭취 시 상한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식중독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세균이 번식한 식품일 수 있다는 부연도 따랐다. 

식약처에 따르면 샌드위치, 김밥, 도시락 등 신선식품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식중독균은 △황색포도상구균 △장출혈성 대장균 △노로바이러스 등이 있다. 

◆"편의점 갑질 의혹도…" 엇갈린 주장

사실상 냉장온도 규정을 어기더라도 편의점 가맹점주 및 본사에 그다지 큰 피해가 없다는 게 냉장고 온도를 지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각사 조사 리스트. ⓒ 프라임경제

편의점 등 가공식품을 진열해 판매하는 유통업체들은 식품위생법에 따른 영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현행법에 따라 냉장식품보관 권장온도를 어길 경우 형사처벌과 과태료 등 행정처분뿐 아니라 형사처벌도 가능하지만, 실제 신고 건수는 경미한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제품이 상할 경우 편의점에 입점된 해당 식품의 판매유통원 혹은 제조사, 판매 및 제조사가 이를 부담한다는 의혹도 나온다.

A편의점에서 샌드위치를 구매한 김세화씨(가명·27)는 "샌드위치가 상해서 판매유통원에 연락했더니 제조사로 전화하라고 하더라"며 "식품이 상한 건 제조보다는 운반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데 왜 편의점이 아닌 제조사에 보상받으라는 건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제조업계 관계자 B씨는 "제조사가 아무 잘못 없다는 근거를 제출한다면 모를까, 직접 연락 오는 경우는 통상적으로 제조사가 부담한다"며 "매장관리나 배송 중에 발생한 문제일 수 있지만 편의점 등 매장에서는 보통 이를 시인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제조사로 들어오는 고객 클레임보다는 편의점 등 매장에서 접수된 클레임을 정산하는 비용이 더 많은 편"이라며 "월평균 총 클레임 비용은 1000만원 정도로, 이 경우 판매유통원이 85%, 제조사가 15%를 부담한다"고 짚어 말했다. 

여기 맞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상품에 문제가 발생하면 제조사나 본사가 보상한다"며 "소비자에게 선 조치는 점포에서 하고 건별로 원인규명을 통해 처리한다"고 해명했다. 

이물질, 포장불량 등 제조상의 문제는 제조사에서 1차적인 책임을 지지만, 상품이 상한 것은 관리상 문제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제조, 유통, 점포별로 문제점을 파악해 조치한다는 것이다.

◆냉장고 성능 저하…주기적인 A/S 필요 

일반적으로 CU는 'ARNEG', GS25는 '캐리어', 세븐일레븐에서는 롯데계열사 '롯데기공' 오픈 쇼케이스 냉장고를 사용하고 있다.

냉장고 온도 센서 부근은 10℃ 이하일지라도 냉장 성능이 저하된 탓에 막상 실제 식품이 놓인 곳은 규정 온도를 훌쩍 뛰어넘는 곳이 대다수다. 

▲신선식품이 빼곡하게 진열된 모습. ⓒ 프라임경제

특히 시각적인 효과를 위해 가장자리에 진열하다 보니 가장 온도가 낮은 부분에 노출된다. 

오픈 쇼케이스 냉장고에는 주의사항으로 △상품적재 한계선 초과 금지, 성능불량 원인 △선반 단위면적당 80㎏ 초과 금지, 기기 손상 초래 △냉각공기 토출되는 곳에 상품 적재 금지, 성능불량·적상·기기고장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하지만 일부 편의점에서는 상품을 빼곡하게 진열하는 등 기본적인 사항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는 실정이다. 

또 편의점 냉장고는 일반 가정집 냉장고와는 다르게 에어컨처럼 실외기를 두고 있으며, 이외에도 냉난방기기, 간판, 조명 등을 가동해 전기요금 부담이 크다. 

매달 적게는 점포당 20만~30만원부터 50만~60만원의 전기료가 발생한다. 이 밖에 임대료,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가맹점주에게 떨어지는 실임금이 일반 기업 평사원 수준을 면치 못하는 곳도 많다. 때문에 열악한 구조로 제대로 관리할 여력이 안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의 부담을 낮추고자 점포 전기세의 50%를 본사가 부담해주고 있다"며 "냉장고 고장 시 전화하면 본사에서 수리해주는 것으로 안다"고 응대했다.

물론, 예외인 곳도 있다. 냉장고에 응축수 물통이 넘치지 않도록 관리, 주1회 여과망 청소, 월 최소 6회 이상 정기적 온도 체크한다고 명시된 CU A점의 경우 10℃ 이하를 유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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