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김재현의 스포츠세상] 시선 사로잡아야 하는 시간 '5분'

 

김재현 칼럼니스트 | agent007@dreamwiz.com | 2016.02.24 17:47:49

[프라임경제]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숙인 채 작은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 작은 화면 속에는 정말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겼다.

우리는 이 이야기들을 콘텐츠라고 한다. 물론 이 콘텐츠는 이야기뿐 아니라, 정보, 소식, 데이터 등 누군가에게 전달되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 그리고 이러한 콘텐츠가 누군가에게 전달될 때 거치게 되는 모든 것을 미디어라고 한다.

우리가 언제 어디서나 손안에서 이러한 각종 콘텐츠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은 통신과 미디어 기술의 발달과 이에 발맞춘 콘텐츠 산업의 발전 때문이다.

미디어의 형태는 끊임없이 변형돼 왔다. 그 시작은 일방적으로 정보만 전달하는 즉, 신문, 방송, 라디오, 잡지 등의 전통 매체였다. 이러한 콘텐츠는 권위적이고 객관적이며, 무엇보다 특정한 생산자가 존재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은 정해지지 않았다. 누구나 콘텐츠의 생산자가 될 수 있고, 소비자가 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콘텐츠를 통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즉, 많은 이들에 의해 태어나는 많은 콘텐츠들은 SNS라든지, 유튜브 등 서로 간의 소통이 가능한 온라인  상의 공간 즉, 플랫폼에서 공유 되면서 그 영향의 범위를 확장해간다.

미디어의 형태가 일방적이든, 쌍방향적이든 그 안에서 끊임없이 사랑받아온 대표적인 콘텐츠는 스포츠라고 볼 수 있다. 스포츠에 대한 인간의 관심은 시대가 변해도 사라지지 않았고, 미디어는 그러한 욕구를 채워주는 훌륭한 도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는 1960년대 이후 스포츠신문, 스포츠방송 프로그램 증가 등으로 스포츠 미디어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즐길 거리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관람스포츠로 유일하게 즐길 거리인 프로 야구의 인기는 대단했다.

프로야구의 인기는 방송사에게 주말 비인기 시간대의 시청자를 모아주는 일명 '킬링 콘텐츠'였다. 야구시즌 중에는 정규 프로그램 방영을 잠정 중단하거나, 방송시간을 연기하면서 지상파 방송사를 통해 야구경기를 중계했다.

미디어 매체의 모습은 끊임없이 바뀌지만, 여전히 미디어에게 스포츠는 사람을 모아주는 매력적인 콘텐츠다. 사람이 모인다는 것은 시청률과 광고 수익률을 확보해 준다는 것이다.

물론 스포츠에게도 미디어는 스포츠의 대중화와 활성화를 긍정적 영향을 주고 스포츠 콘텐츠의 경제적 가치를 향상시켜주는 중요한 도구이기 때문에 그들의 공생관계는 유지될 수밖에 없다.

확실한 생존을 위해 스포츠와 미디어는 상호 보완적으로 진화했다. 미디어는 보다 생생하고 다이나믹한 중계와 콘텐츠 생산을 위해 카메라 촬영 기법과 같은 기술을 발달시켜왔고, 빅이벤트 또는 인기 스포츠 종목 중계의 경우에는 기존 프로그램 편성에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스포츠는 미디어 플랫폼 변화에 맞춰 전달하는 스포츠 콘텐츠의 형식뿐 아니라 스포츠 경기 방식, 경기시간 등을 변화시켰다. 텔레비전 광고를 위해 하프 타임이 생기거나, 기존 경기 방식을 쿼터제로 바꾸는 등 스포츠는 직접적인 미디어의 영향을 받았다. 

미디어 플랫폼은 여전히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수준에서 스포츠 콘텐츠의 생산자와 소비자의 명확한 경계는 상당 수준 허물어졌다.

스포츠, 미디어 둘은 떨어질 수 없고, 지금도 충분히 큰 부가가치를 생산해 내는 산업 분야지만, 이러한 미디어 플랫폼의 변화에 맞춰 수준이 높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스포츠, 미디어가 각각 스스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더욱 확실히 적응해야 한다.

수많은 놀거리, 즐길거리가 생겨난 현재 시점에서 스포츠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온라인 또는 모바일 미디어 즉, SNS와 같은 플랫폼를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스포츠가 적응해야 할 매체인 것이다.

과거에는 텔레비전이 수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마법상자였지만, 이제 그 마법 상자는 더 이상 텔레비전이 아니다. 지하철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숙이고 보고 있는 모바일이다.

진화된 미디어 플랫폼에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에서 종합격투기 리그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의 적응력은 눈에 띈다.

UFC는 '그들만의 리그'라고 불리며, 마니아층 위주의 스포츠 브랜드였지만, 지난 2014년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매년 발표하는 '스포츠 브랜드 가치' 기업 부문 순위에 그 이름을 올리게 됐다.

비록 다른 거대 리그에 비하면 그 규모가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만성 적자에 시달리며 그리 큰 인지도는 갖지 못했던 UFC의 이러한 도약은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스포츠 리그에 관련된 선수, 기업, 팀, 대회만이 순위에 올라왔던 과거 상황에 비췄을 때 상당히 의미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순위권 진입은 2015년에도 이어진 걸로 봐서 일시적인 현상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UFC의 도약은  2001년 UFC를 인수한 로렌조 퍼티타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수많은 사람들이 UFC라는 콘텐츠의 특성과 강점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중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UFC를 대중들 입에 오르내리게 하는, 즉 마케팅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SNS라는 온라인 미디어 플랫폼의 역할이 컸다고 볼 수 있다.

현재 UFC의 페이스북 팔로어 수는 약 1859만명이다. 트위터의 팔로어 수는 약 300만명, 인스타그램의 팔로어 수는 약 180만명으로 스포츠계의 거대 조직인 FIFA의 팔로어보다 많은 숫자다. 물론 이러한 팔로어를 확보하게 되고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된 데에는 UFC라는 콘텐츠의 특성 덕분이기도 하다.

일단 UFC의 경기는 5분, 3라운드 안에 끝이 난다. 그리고 그보다 훨씬 짧은 시간 안에 경기가 종료된다. 이러한 짧은 경기 시간은 SNS에 업로드하기 용이하다.

UFC라는 스포츠 콘텐츠는 재생산되고 확대되는데 용이하다는 점이 바로 콘텐츠의 소비자와 생산자의 구분이 거의 사라진 현대의 미디어 매체 특성을 매우 적절히 이용한 것이다.

그리고 텔레비전과 같이 공간적, 시간적 제약을 가지고 있는 미디어 매체에 비해 현대의 미디어 매체는 그러한 제약이 없다. 이러한 특성을 활용해 UFC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보다 드라마틱한 구성 요소들을 또 다른 콘텐츠로 생산하기도 한다.

선수들의 인터뷰, 훈련 모습에 관련 콘텐츠들이 그것이다.UFC의 드라마틱한 숨겨진 이야기와 같은 콘텐츠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고, 보여질 곳도 없었지만, 온라인 미디어라는 수단을 통해 대중에게 공유될 수 있게 된 것이다.

UFC의 이러한 또 다른 이야기는 대중들의 관심을 끄는데 어느 정도 일조했고, 이러한 관심은 UFC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라는 결과까지 가지고 올 수 있었던 것이다.

현대인은 바쁘다. 바쁜 현대인의 눈을 빠르게 사로잡기 위해서는 콘텐츠 또한 빠르고 강렬해야 한다. 그리고 그 다음의 이야기가 궁금해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빠르게 진행되는 UFC 경기와 그 경기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처럼 말이다.

물론 모든 스포츠가 UFC와 같이 짧은 경기시간을 가질 수는 없다. 하지만 대중을 스포츠가 가진 감동, 환희, 쾌감 등의 감정에 몰입시키기 위해서는 어떠한 종목이던 간에 일단 그들의 5분을 먼저 빼앗을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것이 지금 스포츠와 미디어가 함께 살아남기 위해 서로에게 적응해야 하는 방향이다.

김재현 칼럼니스트 / 체육학 박사 / 국립 서울과학기술대 스포츠과학과 명예교수 / 서울특별시사격연맹 회장 / 저서 <나는 이렇게 스포츠마케터가 되었다> <스포츠마케터를 꿈꾸는 당신에게> <기록으로 보는 한국 축구 70년사> 등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  
  •  
  •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프라임TV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