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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의 스포츠세상] FIFA, 관심인가 간섭인가

 

김재현 칼럼니스트 | agent007@dreamwiz.com | 2015.09.23 17:03:41

[프라임경제] 얼마 전 아직 만 17세가 되지 않은 FC바르셀로나의 유망주 이승우와 장결희 선수가 공식 경기 출전 금지에 이어 FIFA로부터 클럽 내 훈련과 거주하는 것 모두 금지 처분을 받았다.

또 FC바르셀로나는 만 18세 선수를 영입할 때 부모가 클럽 연고지 내에서 거주하거나 일을 하고 있지 않으면 해당 선수의 영입이 불가능하다는 FIFA의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1년간 선수 영입 및 방출 금지 처분을 받았다. 해당 불법 영입 선수에게는 FIFA의 주관 공식 경기 출전이 금지 결정이 내려졌다. 

이로 인해 이승우와 장결희, 그리고 최근에 만 18세가 돼 금지 처분에서 풀려난 백승호 선수까지도 공식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FIFA가 주관하지 않는 비공식 대회나 친선경기와 클럽 내 훈련에만 참가했다.

그러나 이번에 새롭게 강화된 FIFA의 징계로 FC바르셀로나 내에선 5명의 추가 계약 해지자들이 나왔고 그 중에는 장결희도 포함됐다.

그는 1월생인 이승우와 달리 2016년 4월이 돼서야 출전 금지 처분에서 풀려나게 되는데 이때는 시즌이 끝날 무렵이라 훈련에 참여하며 경기에 참여하는 것과 새로운 팀을 알아보는 것 모두 힘든 상황이다. 장결희는 새로 훈련할 팀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이승우는 구단과 담당 변호사와 논의해 칠레 월드컵 대회 후 잔여기간인 한 달 정도를 유예 처분을 받아 클럽 내에 거주하며 훈련한 후, 만 18세 생일이 되는 1월경에 프로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기서 FC바르셀로나의 유망주 육성 프로그램인 '라 마시아(La Masia)'에 대해 알아보자. 라 마시아는 스페인어로 농가(The Farmhouse)라는 뜻이다.

1979년 요한 크루이프(Hendrik Johannes Crujiff)가 네덜란드 프로 축구 클럽인 아약스(Ajax)의 유스 육성 시스템을 본 따 고안한 프로그램으로 현존 최고의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부터 안드레스 이니에스타(FC 바르셀로나), 차비 에르난데스(알 사드) 등 세계적 선수들을 발굴·육성해 명성을 떨치고 있다.

총 16개의 레벨이 나이와 실력 순으로 나뉜 라 마시아는 훌륭한 지도력과 성적뿐 아니라 선수에게 최적화 된 시설로도 찬사를 받고 있다. 라 마시아의 모든 학생들은 축구를 그만두게 될 경우에 대비해 학교와 연결해 선수 교육에도 신경 쓰며 모든 트레이닝 프로그램은 방과 후에 받도록 지정했다.

해외 출신 유망주들 같은 경우엔 기숙사가 따로 준비돼 학교를 다니며 훈련도 하고 거주도 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 것이다. 이미 국가 혹은 지역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들은 엄격한 지도와 관리를 받으며 육성된다.

부모 입장이 아닌 사업자의 입장으로도 이 선수들은 계획적으로 관리돼 높은 상품성을 지닌 선수가 돼야 하기 때문에 구단도 선수 관리에 소홀할 수 없는 구조다.

이런 상황을 보면 오직 세계 축구의 발전에 힘써야 하는 FIFA가 굳이 스페인 정부가 제지해도 될 해외 유망주의 과도한 투입을 직접 제재해야 하는지, 그리고 가장 안정적인 선수 육성 시스템으로 널리 알려진 바르셀로나의 유망주 프로그램을 굳이 막아야 하는지 의문이다.

유망주의 인권과 교육의 보장은 중요한 일이지만 이미 그런 것들이 충분히 보장된 상황에서 또 다른 제지를 한다는 것은 FIFA가 오로지 유럽 국민들의 축구 발전에만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비 유럽국가 소속의 선수 일지라도 축구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라면 당연히 더 좋은 시스템에서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국제 축구연맹의 도리다. 그런데, 이미 좋은 시스템을 갖춘 구단에게 징계를 내리는 것은 유럽국가의 선수들에게만 발전할 수 있는 특권을 주는 듯한 인상을 준다. 
 
FIFA에서는 해외 유망주들이 정상적으로 생활하며 축구뿐 아니라 선수 미래에 대해서도 계획을 세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면 어느 정도는 징계를 완화해 더 많은 구단에서 다양한 국적의 유망주들이 뛰어난 선수로 발전해 국제적인 경쟁력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FIFA가 내리고 있는 징계는 유망주의 인권보호를 넘어 과잉보호가 아닐까.

김재현 칼럼니스트 / 체육학 박사 / 국립 서울과학기술대 스포츠과학과 명예교수 / 서울특별시사격연맹 회장 / 저서 <나는 이렇게 스포츠마케터가 되었다> <스포츠마케터를 꿈꾸는 당신에게> <기록으로 보는 한국 축구 70년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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